목차
와인 시음의 중요성
와인 시음은 와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와인에 관한 지식을 늘리려면 전문서나 책을 보는 방법도 있지만, 진정으로 와인을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은 가능한 한 많은 와인을 맛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와인을 시음하면서 와인의 복잡한 세계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며, 와인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와인 시음은 기본적으로 ‘색깔 보기, 스월링(잔 흔들기), 냄새 맡기, 맛보기, 음미’ 이렇게 다섯 가지 단계로 분류합니다. 지금부터 와인 시음의 종류와 와인 시음 방법 다섯 가지 단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와인 시음의 종류
와인 시음의 종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누며 ‘수평 시음, 수직 시음, 블라인드 테이스팅, 세미블라인드 테이스팅’이 있습니다. 수평 시음은 같은 빈티지의 와인들을 시음하는 것이고, 수직 시음은 다른 빈티지의 와인들을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와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시음하는 것입니다. 세미블라인드 테이스팅은 포도 품종이나 원산지만 아는 상태에서 시음하는 것입니다.
와인 시음 5단계
① 와인 시음 1단계: 색깔 관찰
와인 시음의 첫 번째 단계는 와인의 색깔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입니다. 와인 잔에 와인을 따르면서 그 색깔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 색깔을 관찰하는 최고의 방법은 와인 잔을 흰색 배경에 비스듬히 대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흰색 냅킨이나 종이, 식탁보를 이용하면 와인의 색깔을 좀 더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와인의 색깔은 레드 와인인지 화이트 와인인지 또는 로제 와인인지에 따라 다양할 수 있으며, 색깔의 진한 정도와 투명도는 와인의 품종과 숙성 기간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레드 와인의 경우, 색깔이 어두울수록 더 오래 숙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이트 와인은 밝고 투명할수록 신선하고 가벼운 와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화이트 와인이 보통의 와인보다 유독 짙은 색깔을 띠고 있다면, 오래되었거나 참나무통에서 숙성된 경우일 수 있습니다. 포도 품종이 다르면 와인의 색깔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샤르도네가 소비뇽 블랑보다 더 깊은 색깔을 띱니다. 하지만 같은 와인이라고 해도 와인의 색깔에 대한 인식은 각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한 가지로 옳다 그르다고 할 수는 없으며, 와인 색깔 관찰은 와인의 색깔이 담고 있는 숙성 기간, 포도 품종, 참나무통 등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이자 단계입니다.
② 와인 시음 2단계: 스월링(잔 흔들기)
와인 시음의 두 번째 단계는 스월링입니다. 와인을 마시기 전 와인 잔에 와인을 조금 따라 놓고 잔을 빙빙 돌리는 행위를 하는데 이를 '스월링(Swirling)'이라고 합니다. 스월링하는 이유는 와인 잔을 부드럽게 흔들어 와인을 잔의 벽면에 부딪히게 하여 산소와 접촉하게 함으로써 맛과 향이 더 우러나오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와인 잔을 흔들면 와인 안에 있던 에스테르, 에테르, 알데하이드가 나와 산소와 결합하여 와인의 부케가 발산됩니다. '부케(Bouquet)'란 한 마디로 와인의 숙성과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 물질에 기인한 총체적인 냄새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스월링을 통해 와인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③ 와인 시음 3단계: 냄새 맡기
와인 시음의 세 번째 단계는 냄새 맡기입니다. 와인을 스월링하여 부케를 발산시켰다면 이제 냄새를 깊이 맡아봅니다. 냄새 맡기는 와인 시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의 미각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네 가지 맛밖에는 느낄 수 없지만, 후각의 경우 사람이 일반적으로 맡을 수 있는 냄새는 2,000가지가 넘으며 와인에서 200가지 이상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알려져 와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와인 잔을 살짝 기울여 천천히 냄새를 맡아보며 부케와 아로마를 깊이 감상합니다. ‘아로마(Aroma)’는 포도 품종의 자체적인 냄새로 부케와 아로마를 통틀어 ‘노즈(Nose)’라고 합니다. 와인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어떤 유형의 인지 각각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때까지 냄새를 맡아봅니다. 포도 품종의 냄새를 기억하고 각각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파악하기 좋고, 후각을 통해 와인의 결점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④ 와인 시음 4단계: 맛보기
와인 시음의 네 번째 단계는 맛보기입니다. 맛을 본다는 의미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삼켜버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맛을 보는 데는 미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미뢰는 혀의 양면과 밑과 끝, 목 안쪽까지 입안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와인을 입 안에 3~5초 정도 머금고 있다 삼키면 와인이 입안에서 데워지면서 부케와 아로마가 뇌의 후각 영역으로 전해져 와인의 풍미와 성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타닌은 일반적으로 참나무통에서 숙성된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에 들어 있는데, 와인이 너무 어리면 이 타닌으로 인해 입 안이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들고, 타닌이 너무 많으면 입 안 전체를 덮어버려 과일 맛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타닌은 미각이 아니라 촉각으로 느끼는 정보입니다. 맛보기는 이전 단계인 와인의 색깔과 냄새를 통해 알아낸 정보를 시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⑤ 와인 시음 5단계: 음미
와인 시음의 다섯 번째 단계이자 마지막 단계는 음미입니다. 와인을 삼켜서 맛을 본 후에는 그 향과 맛이 입 안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가만히 음미해 봅니다. 맛의 느낌을 파악하는 데는 다음의 몇 가지 질문들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와인의 바디는 라이트 바디인가, 미디엄 바디인가, 풀 바디인가?”, 시음한 와인이 화이트 와인이라면 “산도가 너무 부족한가, 적당한가, 너무 과한가?”, 시음한 와인이 레드 와인이라면 “와인에 함유된 타닌이 너무 강하거나 떫지는 않은가?”, “타닌이 과일 맛과 어우러지는가, 아니면 과일 맛을 압도하는가?”, “과일 맛, 산도, 당분, 타닌 중에 두드러진 성분은 무엇인가?”, “마시기 좋게 숙성되었는가, 더 숙성되야 하는가, 아니면 이미 절정기를 넘겼는가?”, “어떤 음식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가?”, “그 와인은 당신의 스타일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스스로 답을 해 본다면 와인을 음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론
지금까지 와인 시음의 종류와 와인 시음 방법 다섯 가지 단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와인 시음은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같습니다. 즉 어떤 작품이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자신의 첫 느낌이 말해줍니다. 자신의 느낌이야말로 와인을 가장 정확하게 감별할 수 있는 최고의 잣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국 좋은 와인이란 자신이 즐겁게 맛보는 와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마음에 드는 와인을 발견하면 또다시 맛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이 알고 싶어질 것입니다. 와인 시음의 다섯 가지 단계를 하나씩 따라가 보면서 와인의 아름다움을 최대한으로 경험하고 즐겨보시기를 바랍니다.
'와인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렌지 와인의 6가지 오해와 진실 (0) | 2023.09.24 |
---|---|
와인의 새로운 트렌드, 오렌지 없는 오렌지 와인 (0) | 2023.09.23 |
와인 한 병은 왜 750mL일까? (0) | 2023.09.21 |
와인병에 코르크 마개를 사용하는 이유 (0) | 2023.09.20 |
와인병 색깔의 비밀, 왜 녹색일까? (0) | 2023.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