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와인의 숨겨진 암호: 라벨 용어 표현

서문: 이탈리아 와인의 숨겨진 암호

이탈리아 와인 라벨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라벨에 적혀 있는 내용이 마치 알 수 없는 암호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라벨 안에는 와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지만, 이것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는 것도 아니고 사용하는 언어도 달라 라벨에 적혀 있는 말들을 이해하려면 애를 먹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라벨 정보를 읽는 요령을 조금이라도 터득하게 되면, 숨겨진 암호를 해독과 같은 짜릿함과 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미지의 이탈리아 와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와인 라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와 표현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라벨 표기의 목적

이탈리아 와인 라벨에는 일반적으로 와인 종류, 와인 생산지, 와인 품질 등급, 생산자 이름 등이 표기됩니다. 라벨 표기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병 안에 담긴 와인이 어떤 와인인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와인이 어떤 종류의 포도를 사용하였는지, 어디에서 재배되었는지, 이탈리아 와인 표준 등급 4단계 중 어떤 등급에 해당하는지,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와인의 맛이 드라이한지, 약간 달콤한지, 아주 달콤한지 등 소비자의 와인 취향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합니다. 이외에도 와인 명, 알코올 함량, 탄산이 있는 발포성 와인인지도 라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와인 품질 등급과 관련된 용어(DOCG, DOC, IGT, VDT)는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 기본 용어의 이해

먼저 기본적인 용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탈리아 말로 “와인(Wine)”은 “일 비노(Il vino)”라고 합니다. 스페인에서도 와인을 비노(Vino)라고 하는데 이탈리아어는 비노 앞에 관사 일(Il)이 붙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구별하기 쉽습니다. 와인 제조의 출발점은 포도 수확에서 시작되는데 “벤디미아(Vendemmia)” 또는 “아나타(Annata)”는 포도를 수확하는 연도, 빈티지를 나타냅니다. “테누타(Tenuta)”는 포도를 재배하는 포도밭을 의미합니다. “파토리아(Fattoria)”는 농장을 의미하는데 테누타와 유사하지만, 농업적인 측면이 더 강조된 용어입니다. 즉 가족 소유의 농장이나 와이너리를 가리킬 때 자주 사용됩니다. “클라시코(Classico)”는 영어 단어의 클래식(Classic)에 해당하는 말로 해당 와인이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는 지역에서 생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를 우리말로 하면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사 비니콜라(Casa Vinicola)”는 와인 생산자를 의미하며, “칸티나(Cantina)”는 양조장을 의미합니다.

 

3. 와인 관련 용어: 색깔, 맛, 종류

와인의 색깔, 맛, 종류를 나타내는 용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와인을 구분할 때는 보통 색깔을 기준으로 레드, 화이트, 로제로 나누는데, 이를 이탈리아 말로 “레드(Red) 와인”은 “로소(Rosso)”, “화이트(White) 와인”은 “비앙코(Bianco)”, “로제(Rose) 와인”은 “키아레토(Chiaretto)”라고 각각 표현합니다. 추가로 색이 짙은 로제 와인은 “체라수올로(Cherasuolo)” 입니다. 와인의 맛과 관련된 용어로는 “세코(Secco)”는 드라이, “세미-세코(Semi-Secco)”는 미디엄 드라이를 의미합니다. “아보카도(Abbocatto)”와 “아마빌레(Amabile)”는 미디엄 스위트, “돌체(Dolce)” 스위트, ”아마로네(Amarone)”는 약간 씁쓸하다고 느껴지는 맛을 의미합니다. 발포성 와인(스파클링 와인)을 의미하는 용어도 있습니다. “프리잔테(Frizzante)”는 약한 발포성 와인을 뜻하며, “스푸만테(Spumante)” 발포성 와인을 통칭하여 일컫는 말입니다.

 

4. 그 밖의 용어

그 밖의 이탈리아 와인 라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용어를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리제르바(Riserva)”는 일반적인 와인보다 훨씬 오래 참나무통에서 숙성한 와인을 말합니다. “슈페리오레(Superiore)”는 이탈리아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알코올 함량 이상을 지닌 고품질 와인을 의미하며, 알코올 도수가 약간 높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적으며, 숙성을 좀 더 오래 한 와인에 붙는 용어입니다. “피아스코(Piasco)”는 짚으로 싼 병을 의미합니다. “비노 노벨로(Vino Novello)” 또는 “비노 지오바네(Vno Giovane)”라는 용어는 그 해에 갓 담근 햇 와인을 의미합니다.

 

결론

지금까지 이탈리아 와인 라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와 표현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탈리아인들에게 와인은 삶의 일부이자 일상이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장인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들만의 고유한 개성과 정체성을 와인 라벨에도 표현합니다. 와인 라벨은 종종 퍼즐 맞추기나 미로에서 탈출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도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용어에 담긴 의미와 속뜻을 하나씩 이해하다 보면, 어느새 “와인 라벨 읽는 것이 와인 마시는 것보다 더 쉬웠다.”라고 말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탈리아 와인 라벨을 통해 나만의 보물찾기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