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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와인만 마시면 숙취가 심하더라."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숙취가 와인에만 해당하는 주제는 아니지만, 와인을 마시고 난 다음 날이면 유독 숙취가 심하다던가, 와인을 마시면 곧바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등 와인을 마시고 극심한 두통을 호소할 때가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다가도 이런 숙취로 고생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그리 달갑지 않은 경험일 것입니다.
와인 두통과 숙취를 유발하는 원인과 그나마 숙취가 적은 와인을 고르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없다."라는 말은 과연 사실인 건지 그 진실과 거짓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와인 두통과 숙취 원인
이산화황(SO2)
와인에서 숙취를 유발하는 요소는 바로 와인 속에 들어 있는 이산화황(SO2)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황은 적정 시점에 발효를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며, 와인의 변질을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와인 병의 라벨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이산화황이 첨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산화황은 일종의 방부제 역할을 하는 것인데, 두통 등 숙취를 일으키는 주요 성분으로 바로 이 이산화황이 거론됩니다. 이 이산화황에 예민한 사람들은 와인을 조금만 마셔도 두통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사실 이산화황은 이미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용되어 오던 성분이며, 최근 10년 사이에는 이를 배제하거나 아주 극소량만을 넣는 내추럴 와인의 붐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타닌(Tannin)
포도 껍질 속에는 타닌이 들어 있습니다. 타닌은 와인의 제조와 보관에 있어 부패를 방지하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합니다. 타닌은 와인을 마셨을 때 떫은맛과 텁텁함이 느껴지고, 입안이 마르는 듯한 건조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간혹 쓴맛이 느껴진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타닌에 유독 예민한 사람은 일반인보다 더 큰 두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닌은 포도의 안토시아닌과 반응하여 'Pigmented Tannin(착색된 타닌)'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타닌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와인의 색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즉 이러한 타닌의 영향을 많이 받은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보다 더 많은 두통을 유발합니다.
설탕(당 성분)
와인의 설탕(당 성분)도 와인 숙취와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와인의 설탕 성분이 체내로 들어가면 우리 몸은 혈액 속의 당도를 낮추기 위해 다량의 수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때 수분이 부족해서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과다 당분 부작용으로 두통이 올 수 있습니다.
히스타민(Histamin)
포도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히스타민은 타닌과 함께 두통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포도 껍질 속에 들어있는 히스타민이 포토의 타닌 성분과 만나면 두통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히스타민은 염증 유발 물질로도 알려져 있는데, 몸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때 나타나는 증상인 콧물, 안구 건조,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레드 와인은 타닌과 히스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히스타민을 소장에서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은 레드 와인을 마신 후 혈액 내 히스타민 수치가 증가하면,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히스타민에 민감한 사람은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을 마시는 것이 두통을 줄이는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퀘르세틴/케르세틴(Queecetin)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d California, UC)의 와인 학자인 데이비스(Davis) 교수는 히스타민 외에도 퀘르세틴이 숙취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새롭게 도출했습니다. 이는 와인 숙취에 관한 최신 연구 자료로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퀘르세틴이 와인을 통해 인체의 혈액으로 들어오면서 퀘르세틴 글루쿠로나이드(quercetin glucuronide)로 전환이 되는데, 이 물질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아세테이트로 바꾸는 효소를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아세트알데하이드 독소가 체내에 축적이 되고, 이로 인해 두통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독소로 잘 알려진 물질입니다. 이는 또한 자극제, 염증성 물질로 안면 홍조와 두통, 메스꺼움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 인구의 약 40%는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아세테이트로 바꾸는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아 몸속에 더 많은 아세트알데하이드 독소가 쌓이게 되고, 더 많은 두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적을까?
내추럴 와인 vs 일반 와인 숙취 비교
일부 와인 애호가들은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제조한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보다 숙취가 적다고 얘기합니다. 아예 숙취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는 과연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숙취를 유발하는 물질에는 이산화황, 타닌, 설탕(당 성분), 퀘르세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있습니다. 여기서 이산화황의 경우만 놓고 본다면, 일반 와인보다 내추럴 와인의 이산화황 함유량이 훨씬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보다 숙취가 적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내추럴 와인에 아예 이산화황이 없는 것이 아니므로 내추럴 와인도 숙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더라도 발효 과정에서 효모에 의해 자연적으로 이산화황이 극소량 생성이 됩니다. 또한 이산화황 외에도 나머지 타닌, 설탕(당 성분), 퀘르세틴, 아세트알데히드는 와인의 제조와 발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성분이기 때문에 내추럴 와인과 일반 와인 모두 숙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와인 숙취를 줄이려면 일반 와인 대신 내추럴 와인을 마셔라."라고 말하는 것을 "훌륭한 조언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3. 숙취 적은 와인 추천
숙취가 적은 와인을 고르는 방법은?
그럼, 어떤 와인이 그나마 와인 두통과 숙취를 줄일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마셔라
- 오래 장기 숙성된 묵직한 와인보다는 타닌이 적은 가볍고 신선한 와인을 마셔라
우선 첫 번째로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선택하라고 권장합니다. 레드 와인은 그 특성상 화이트 와인보다 숙취와 두통을 유발하는 물질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가지로 입증된 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장기 숙성과 무거운 와인을 피하라는 조언입니다. 와인을 장기 숙성하기 위해서는 타닌이 필수적인데, 오랜 숙성된 와인일수록 그만큼 타닌이 더 농축되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숙취 예방법
와인 숙취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와인을 마실 때는 물 한 잔을 옆에 두고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와인 한 잔에 물 한 잔). 물은 와인으로 인한 치아 착색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커피나 와인을 마실 때 물로 입을 자주 헹궈주면 치아 착색을 방지할 수 있으니, 치아 미용을 위해서도 적극 권해드리는 방법입니다! 물 외에도 코코넛 워터나 이온 음료를 충분히 마셔주는 것도 빠른 숙취 해소를 돕는 좋은 방법입니다.
와인을 와인답게 만드는 성분이 오히려 와인의 숙취와 두통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와인을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끝으로 와인 숙취 예방에 대한 마지막 조언은 숙취로 인한 고통을 느낄 정도가 아니라, "숙취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적당히 마셔라."라는 말을 꼭 기억해 주시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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